인터넷에 둥글게에 이은 새로운 인간지표(?)가 나타나 눈길을 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실전주식투자 마이너 갤러리에서 매니저로 활동하는 필명 ‘이재환’씨(이하 이씨)가 ‘제2의 둥신’으로 떠오르고 있다.

둥신은 과거 신통한 예측력을 자랑했던 둥글게라는 네티즌을 타 네티즌이 지칭해 부르던 별명이다. 이씨 또한 시장이 그의 예측과는 반대로 움직여 이름을 알렸다.

고등학교 3학년생인 이씨가 현재의 닉네임을 쓰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22일부터다. 인간지표로서 부각되기 시작했고, 자신도 이를 인지한 것은 지난 4월 경으로 보인다. 이씨 스스로가 당시 자신의 인간지표설을 부인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의 업적(?)은 화려하다. 지난 5월 대북주 현대로템을 매수하자 같은달 16일 남북 고위급 회담이 연기됐다.

6월29일에는 LG 임시주주총회에 참여하고 한국거래소 본사에 방문했다. 다행(?)히도 당일 LG의 주가는 1.84% 올랐으나 이후 2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6만원대로 물러났다. 코스피 지수는 해당일 11.89포인트(0.51%) 상승했다. 다음 거래일인 7월2일 코스피는 2.35% 급락, 2300선을 하회했다.

9월27일에는 LG전자를 매수하자 다음날 LG그룹 총수 일가 탈세 혐의가 불거졌다. 구본능 회장 등 14명이 약식기소 된 것. 추가로 30일에는 협력업체를 파렴치한으로 몰아가는 내용이 담긴 LG전자의 내부문건이 공개됐다.

지난 4일 이씨는 국내 주식을 떠나 나스닥으로 떠나겠다고 밝혔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4일 나스닥은 전일대비 145.58포인트(-1.81%) 하락했다. 다음날인 5일과 8일에도 각각 -1.16%, -0.67% 떨어졌다.

이외에도 현대글로비스를 손절한 다음날 8% 상승, 카카오 손절 후 3% 상승, 한화 우선주 매도 후 2연속 상한가, 나스닥 선물 매수 후 지수 급락 등 ‘화려한 업적’을 자랑하고 있다.

디시인사이드 실전투자갤러리에서는 속칭 둥신이라 불리던 ‘둥글게’ 이후 최고의 인간지표 취급이다.

둥글게는 지난 2008년 경 디시인사이드 주식갤러리에서 활동하던 학생(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다. 인터넷상에는 닉네임 둥글게와 신(神)을 결합해 둥신이라고 불렸다.

당시 둥글게은 투자를 하기만 떨어지는 인간지표로 유명했다. 둥글게가 주식갤러리에 등장한 후 20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는 폭락했다. 둥글게가 활동을 중단하자 지수는 다시 급등해 2000선을 뚫었다.

둥글게가 다시 활동을 시작, 코스피 3000선을 전망하자 지수는 폭락해 1500선으로 내려앉았다.

둥글게의 유명세를 키운 것은 주식워런트증권(ELW) 때문이다. ELW는 주가가 오르면 콜을 매수한 사람이 수익을 내고 하락하면 풋을 매수한 사람이 수익을 내는 구조다. 둥글게가 콜을 샀다고 밝히면 다음날 주가는 하락했다. 풋이라고 밝히면 다음 날에는 주가가 상승했다.

종목에서도 이 같은 모습은 다르지 않았다. 둥글게가 STX를 매수했다고 밝힌 뒤 사장 등이 구속됐다. 그가 펼치는 증시 위기론은 급상승을 알리는 신호였다. 둥글게가 블로그에 코스피가 1250까지 하락할 것이라 글을 올렸다. 지수는 급등했다.

둥글게의 신통함(?)은 주식에만 그치지 않았다.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에게 관심을 갖자 미네르바는 검찰에 전격 체포됐다. 김유식 디시인사이드 대표이사 사장에게 관심을 갖자 그가 산 주식이 폭락했다. 또한 김 사장이 횡령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자 실망이라는 글을 올렸다. 김 사장은 무혐의 판결을 받았다.

둥글게는 북한의 인공위성에 관심을 갖기도 했다. 북한 인공위성은 궤도진입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둥글게나 이씨나 그저 본인에게 불행한 우연의 일치, 혹은 끼워맞추기일 뿐이다. 그들의 행보와 사건사고간의 인과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네티즌들은 이씨를 추앙하며 ‘신탁’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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